- 밴크로프트와 앨더니 방향 도로 표지판이 보이죠. 나름대로 노팅 힐 방향에서 무디 스트리트 방향으로 가는 길을 찾아서 도로 체크를 다 하고서 그렸다는 게 개그죠.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런던 AtoZ 지도책은 소중합니다. 사실 그 지도책은 BBC 셜록 102를 보면서 “런던 배경 추리물을 그리려면 저 책은 사야 해!”그러고 산 거예요.
- 이 만화의 배경은 1864년 런던. 이 시기 런던에는, 헨리 8세의 종교개혁 이후로 처음으로 런던에 카톨릭 대주교가 상주하던 시기였습니다. 니콜라스 와이즈먼 대주교(1802~1865)는 아일랜드계 스페인 이민자로, 영국국교회에서 17세기 교회 이상을 회복하려는 종교운동, “옥스퍼드 운동”이 일어났을 때 런던에서 성공회 신앙의 원류로서의 가톨릭 신앙을 설교하여 호응을 얻었고, 가톨릭 잡지 “더블린 리뷰”를 창간하기도 했습니다. 이 가톨릭 부흥운동은, 기존의 개종자, 혹은 국교회에 염증을 느끼던 사람들은 물론, 아일랜드 계 이민자들에게 크게 호응을 얻었고요. 이렇게 호응도가 높아지자, 교황 피우스 9세는 영국의 교구를 되살리기로 하고 와이즈먼을 웨스트민스터 대주교 및 영국 추기경으로 임명합니다. 물론, 영국인들은 이에 대해 교황청의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1850년 11월 5일, 가이 포크스 체포 기념일에 교황과 와이즈먼의 초상화를 불태우기도 했습니다만. 여튼 이런 시기다 보니, 여기서 “거짓된 믿음에서 벗어나 본연의 믿음” 운운 하는 것은 아마도 옥스퍼드 운동 계열, 좀 더 과격하게 나아가면 카톨릭 계열의 주장을 본딴 것일 겁니다. 영국 국왕은 성공회의 수장인데, 성공회를 부정하는 것은 결국 왕권약화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되거든요.
- 윈저 궁으로 불러들이신 스코틀랜드 출신 마부 이야기는 트리비아 3에서 언급한 그 존 브라운에 대해 보시면 됩니다. 여튼 불륜이나 비밀결혼까지는 아니었다고 해도, 여왕과 왕실 마부의 관계는 매우 친밀하였으며, 여왕은 브라운이 죽은 뒤 자신의 관에 그의 머리카락을 넣어달라는 부탁도 했습니다. 덧붙여 말하자면, 존 브라운이 죽은 뒤에는 인도인 하인 압둘 카림과 친밀하게 애착관계를 형성하였고요.
- 돌아가신 대공 전하….. 그러니까 앨버트 대공은 외국인인데다, 그 예술적이고 사색적인 성격, 도덕적인 몸가짐 때문에 영국 귀족들에게 인기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외국의 첩자라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하고요.
- 빅토리아 여왕은 1818년 조지 4세의 유일한 딸인 샬럿 오거스타 공주가 죽자, 조지 4세의 동생 켄트 공작 에드워드가, 형제들 중 누구든 자식을 낳으면 그 아이가 장차 왕위 계승자가 된다는 계산으로 급히 작센코부르크잘펠트 공녀이자 한번 결혼 경력이 있던 빅토리아와 결혼하여 낳은 아이입니다. 켄트 공작은 그 이듬 해에 죽었고, 빅토리아는 추정 상속인이 되었으며, 조지 4세가 죽고 숙부인 윌리엄 4세가 왕위를 계승하며 사실상 왕위 계승자로 자라게 됩니다. 이때 켄트 공비 빅토리아(빅토리아 여왕의 어머니)는 과부이자 외국인인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빅토리아를 시도때도 없이 차기 왕으로 내세웠고, 그녀의 비서인 존 콘로이는 켄트 공비를 좌지우지하여 자신이 권력을 쥐고 빅토리아를 지배하기 위해 친가인 영국 왕실과 어울리지 못하도록 고립시키고 강압적인 태도를 취했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윌리엄 4세가, 는 빅토리아가 성년이 된 다음에 세상을 떠나면서 빅토리아는 섭정을 받을 필요가 없어졌고, 콘로이를 쫓아내긴 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여러 매체에서 콘로이는 악역으로 다루어지고 있지요. 실제로도 뭐, 딱히 좋은 구석이 있었을 것 같진 않지만요.
- 이스트엔드는 런던 빈민가의 대명사로, 19세기 후반에는 그 유명한 잭 더 리퍼가 연쇄 살인사건을 일으킨 구역으로도 유명하죠. 귀족이나 젠트리들이 저렇게 떼지어 갈 만한 곳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사람들이 모여든다는 것은, 그 근처에 뭔가 있다는 거죠.
- T 모양의 타우 십자가는 그리스어 알파벳의 아홉번째이자 히브리어의 마지막 글자로, 성서적으로는 구원의 표지로 인식되었습니다. 로마의 카타콤베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으며, 안토니아의 십자가로도 불렸습니다. 프란치스코 회나 안토니오 회에서도 이 글자 형태의 십자가를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타우 십자가나, 타우 십자가 위에 고리가 달린 앙크 십자가는 이집트 쪽에서도 태양신을 뜻하는 의미로 사용하곤 했지요.
- 카톨릭에서는 한때, 왼손잡이를 악마와 연관지어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성호를 긋거나 성체를 집어먹는 등의 모든 행동은 오른손으로 하게 되죠. (왼손은 성호를 그을때 가슴에 대고 있거나, 성체를 들고 받치는 데 씁니다) 그러니 왼손으로 세례를 주는 것이 카톨릭 신앙에 기반한 행동은 결코 아닐 겁니다.
- 아치가 물을 뒤집어 쓴 저 장면은 원래도 색기가 돌았는데, 단행본을 받아보니 저렇게 끈적끈적한 그림이 되어 있었어요. 기하쌤 사랑합니다. (덥석)
- 살해당한 스테파나 모팻 부인은…… 그렇습니다. 닥터후와 셜록의 괴수 스티븐 모팻에 대해 “존잘을 만나면 존잘을 죽여라”라는 마음으로. (먼산)
- 과이액 검사(Guaiac Test)는 잠혈이 들어있을 수 있는 시료를 아세트산 과이액 검과 혼합하고 과산화수소로 처리하여 푸른색이 나타나면 혈액이 있다고 판정하는 검사법입니다. 1862년에 개발되었고, 그 당시로서는 그야말로 신기술이었습니다. 리지가 아치의 옷에 묻은 핏자국으로 테스트한 것도 아마 이 과이액 검사였겠죠. 물론, 17년 뒤 셜록 홈즈는 닥터 왓슨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기존의 검사는 다루기 힘들고 확실치 않았는데”하고 떠들어대는데, 그 검사가 바로 과이액 검사였을 거예요. 권교정 선생님의 만화 “셜록”에서는 과이액 검사라고 셜록이 말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 에밀리 드 샤틀레 부인에 대해서는 “마담 사이언티스트”를 읽어보세요.
- 성 야누아리우스, 영어로는 성 재뉴어리. 사실은 그래서 스트로베리 브라운 머리카락에 안경을 씌우고 싶었지만 시대 고증이 안맞아서 패스예요!!! (뭐라는거니 이사람)
- 리지가 땅 속의 길 이야기를 할 때 나오는 지도는, 실제 19세기 런던 지도(저작권 문제 없는)를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구글을 이잡듯 뒤져서 쓸 수 있는 해상도로 찾아드렸거든요. ㅇㅇ
- 도로표지판. 화이트홀, 노섬벌랜드, 채링 크로스가 동시에 보이죠. 지금의 채링크로스 지하철역 있는 뎁니다. (뭐라는거야 이 덕후가)
- 1853년식 엔필드 머스킷이라 하면 역시 세포이 항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제가 레디 외전 격으로 전에 썼던(그리고 호클리 호키 호 행사에서 팔고 왔던) 모리어티 이야기 “M”에 보시면 제임스 모리어티가 빈에서 유학하는 동안 세바스찬 모런이 인도에서 병사로서 활동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세바스찬 모런은, 코난 도일 경의 셜록 홈즈 원작 기반으로 생각하면 인도에서 호랑이도 잡은 명사수 뭐 그런 쪽으로 유명했는데, 저는 여기 기반해서 젊었을 때 병사로 복무하고, 나이 들어서는 모리어티의 추천으로 장교로 다시 복무하면서 호랑이도 잡고; 존 왓슨도 구하고(음?) 뭐 그러면서 지내다가 모리어티가 다시 범죄에 뛰어들면서 돌아와 합류한다는 설정을 잔뜩 붙여놓았어요.
- 캐드버리는 영국의 초콜릿 회사. 리지가 말하는 초콜릿 봉봉으로도 유명하지만 사실 이놈들은 이미 19세기 중반에 “발렌타인데이 선물”용으로 하트 모양의 상자에 초콜릿을 담은 것을 팔아치운 무서운 놈들인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주고받는 것이 일본 롯데에서 처음 만들어낸 상술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원조는 캐드버리. 19세기에도 이미 발렌타인데이 카드를 주고받는 풍습이 정착해 있었고, 캐드버리는 여기에다가 초콜릿 선물 풍습을 덧붙였죠. 사실 일본 롯데는 이 풍습을 재해석해 들여온데다, “발렌타인 데이는 여자가 선물하는 날이고 화이트데이에 돌려받는다”는 기괴한 풍습을 만든 쪽이라고 보시는 게 맞을겁니다.
- 허드슨이 전쟁터에서 번 돈으로 신시가지에 장만했다는 집은 말이죠…… 그 유명한 베이커 가가 이때능 아직 신시가지였어요, 사실은 셜록홈즈의 배경이 되는 시기에는 번지수가 200번대까지 가지도 않았지만. 여튼 지금 신시가지로 개발중인 곳이니까 그냥 넘어가도록 합시다. 코난 도일 경도 넘어갔는데 제가 뭘 어떡하겠어요. ㅇㅇ
- 황태자 버티가 어떻게 삶아먹었는지 구워먹었는지는 5권에 밝혀지는(…..) 에메랄드 티아라는
이렇게 생긴 물건. 앨버트 대공이 직접 디자인해서 장인에게 세공하게 한 물건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 사진을 이기하쌤에게 보냈을 때 이기하쌤의 마음이 짐작이 가시지 않습니까. (야 이 나쁜 사람) - 위의 티아라는 아마도, 3권에서 나왔던 여왕과 대공 일가의 가족 초상화에도 등장할 거예요.
이 초상화 말입니다. - 알렉산드라 비전하….. 는 덴마크 공주 알렉산드라로, 미인으로 소문이 자자했지만 버티와는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덴마크와 프로이센은 당시 갈등관계였는데, 빅토리아 여왕의 작녀 프린세스 로열 빅토리아가 프로이센 황태자와 결혼하기도 했고, 막상 결혼해놓고 보니 장차 에드워드 7세가 되는 황태자 버티는 잘 놀고 화려하고 시끄러운 것 좋아하고 바람기도 많은데, 알렉산드라는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성품인데다 청력도 좋지 못하고. 귀 안 좋은 사람이 외국어를 술술 배우기 어려운 것이야 당연하니, 부부간에 대화도 잘 안 통하고. 그랬다고 합니다.
- 여담이지만 알렉산드라에게 약혼반지로 보냈던 반지가 소위 “집시 링”으로, 이 당시 대유행이었다고 해요. BERTIE를 각 보석의 머릿글자를 따서 베릴, 에메랄드, 루비 등으로 박고, 공주를 상징하는 다이아몬드를 박아서 보냈다고요. 이런 집시 링 형태가 변형된 것이 “마더 링”입니다. 어머니가, 자기 아이들의 탄생석을 하나하나 박은 반지를 끼는 형태죠. 당시의 집시 링과는 다르지만, 그 대략적인 형태를 보고 싶다면 여기 를 봐주세요.

[레이디 디텍티브 트리비아] 존잘에게 복수하는 레이디 디텍티브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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