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는 바야흐로 런던 시즌, 이 런던 시즌이란 사교 시즌을 뜻하는 말입니다. 매년 4월에서 6월까지 영국 왕실은 세인트 제임스 궁을 개방하고, 귀족들은 자신들의 매너하우스 대신 런던의 타운하우스에서 보내며 사교 시즌을 맞았습니다. 4권에서 설명하게 될 데뷔턴트 볼 또한 이때 열렸지요. 이 시기에 귀족들은 서로 사교생활을 하고, 수많은 약혼식도 열렸습니다. 아마도 덴먼 남작은 이 시기에 딸인 리디아를 백작부인으로 만들기 위한 신의 한수를 썼겠습니다만. (먼산)
- 덴먼 남작을 졸부로 표현한 것은 미안하지만, 이 시기의 실제 덴먼 남작님은 2대 덴먼 남작, 토머스 애치슨 덴먼(1805~1894)일 겁니다. 물론 그에게는 조지 말고도 다른 아들들이 있었고, 덴먼 가의 대는 무사히 이어지지만요. 이름을 “조사이어”로 바꾼 것은 그때 마침 웨스트윙을 다시 보고 있어서이기도 하고. 좋은 역도 아니다 보니 일단 이름을 바꿔보았어요.
- 돌턴 자작가는…… 뭐 그렇죠. 화학책을 보다가 붙인 이름이긴 합니다. (먼산) 아치는 나름 중요한 남자캐릭터인데, 이렇게 근본없이 이름을 붙여 버렸네요.
- 턱이 엉덩이턱(….)인 젊은 하인 두 사람은 쌍둥이입니다. 이들은 견습 풋맨이고, 이들이 주인집 도련님이나 귀한 손님의 시중을 든다는 것은 곧 출세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풋맨은 저택의 남자 시종인데, 빅토리아 시대 상류사회에서는 “북엔드의 한 쌍처럼” 서로 닮은 풋맨 두 명을 두는 것을 선호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쌍둥이를 풋맨으로 두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요.
- 폐하와 왕실 마부에 대한 공공연한 추문이란, 빅토리아 여왕이 앨버트 대공이 죽은 뒤 왕실 마부로 불러들인 스코틀랜드 사내, 존 브라운에 대한 일입니다. 대공과의 추억을 나눌 수 있는 그 남자를 여왕은 퍽 신뢰했던 모양이지만, 그 때문에 “브라운 부인”이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고 해요. 이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주디 덴치 주연, “미세스 브라운”이라는 영화를 보셔도 좋습니다.
- 젊은 빅토리아 여왕과 앨버트 대공과 아이들이 있는 페이지는, 런던 박람회 무렵 왕실 일가의 초상화를 참고했습니다.
- 스펜서 백작의 아드님인 올소프 자작, 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한 가문에 작위가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이 집안에는 “스펜서 백작”작위와 “올소프 자작” 작위가 둘 다 있고, 사실 몇개 더 있을 수도 있어요. 이 경우 두 번째로 높은 작위는 상속예정인, 대개 대를 이을 장남의 호칭으로 쓰입니다. 예를 들면 “작은 숙녀 링”에서도 링의 할아버지는 공작님인데, 링의 아빠는 “마블 자작”입니다.
- 스펜서 백작과 올소프 자작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이 집안은 실제로 있는 집안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프린세스 다이애나의 결혼 전 이름이 다이애나 프랜시스 스펜서였고,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이 결혼할 때 축하연설을 했던 사람이 다이애나의 남동생인 찰스 스펜서 백작(다이애나가 결혼할 당시에는 올소프 자작)이었으며, 지금은 그 아들이 올소프 자작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음, 그렇다고요. 사실은 가문이 가난해서 돈많은 신흥귀족과 혼담을 주고받고….. 라든가 커다란 나무라든가, 올소프 자작 아서 스펜서는 미묘하게 작은 숙녀 링의 마블 자작에서 이미지를 따온 면이 없지 않습니다.
- 에드윈이 은식기를 닦고 있는 것은 잉여로워서가 아니라 이것이 집사의 큰 일중 하나였기 때문입….. 아니, 정말입니다. 정말이에요.
- 토사물에서 비릿한 아몬드 냄새가 느껴졌다. 이것은 추리만화의 클리셰중 클리셰지만, 실제로 이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사람은 열에 대여섯명 밖에 안됩니다. 그러고 보면 추리만화의 탐정들마다 다 이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도 무서운 우연! 이건 일종의 “미맹”같은 거예요. 페닐티오카바마이드의 쓴맛을 느낄 수 있느냐 없느냐. 한국인중에서 15% 정도는 페닐티오카바마이드 용액을 맛봐도 쓴맛을 느끼지 못하지만, 일상 생활에는 지장이 없지요. 이 케이스도 그런 케이스입니다.
- 침대 위에서 장미 뿌리고 있는 아치의 이미지는 원래 좀 더 BL스러운 것을 생각했습니다만 이슈의 수위상 이정도로.
- “법정의 백색악마가 아니라 눈처럼 빛나는 순결의 화신이라도 되는거냐!” 이 대사는 원래 “법정의 백색악마가 아니라….. 우윳빛깔 백색고자였냐!!!!”였습니다만 청순한 순정지에 고자가 웬말이냐;;; 해서 이렇게 순화되었습니다. ㅋㅋㅋ
- 아치의 취향이 흑발에 어른스럽고 가슴 빵빵한 미인으로 설정한 것은, 사실은 에드윈의 여체화를 염두에 두었던 것이라서……
- 꽃이나 봉봉이나 오렌지꽃 화장수는 이 시절 여자에게 선물하기 좋은 핫 아이템. 사실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도 이 선물들을 언급한 적 있었죠. 아마도 “플로리다 오렌지꽃 화장수”라고 했던것 같은데.
- 저라고 그리스어를 할 줄 아는 것은 아니라서, 이 민수기의 한 대목을 넣을 때 고생좀 했는데, 사실 세상에는 수많은 더쿠가 있어서 말입니다. 그리스어 라틴어 등등으로 성경을 영어와 한줄한줄 대조해서 올려놓은 사이트가 있더라고요. (먼산)
- 브롬 증기는 호흡기에 독성을 유발하고 남자의 정자 수를 감소시키며 오래 노출되면 그곳에 좋지 못하다고 합니다. 사실 브롬도 할로겐족이죠. 반응성이 매우 높습니다. 염소나 플루오르(불소)를 생각하면 이 반응성 좋은 기체가 사람에게 좋지 못하다는 것은 분명하죠.
- 셜록 홈즈도 레스트레이드에 대해 체포는 잘 한다고 했던 것을 살려, 레스트레이드 순경이 몸을 던져 아치를 잡는 장면을 넣어봤습니다.
- 왜 경감님이 리지에게 처음으로 “반하는”장면이 하필이면 남장한 장면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먼산)
- 존 허드슨을 라틴계로 만든것은 기하쌤의 한수. 사실은 복슬복슬 곱슬곱슬 아프로 머리를 그리고 싶다고 하길래 정말로 콘티에 허드슨을 아프로로 그려놓았더니, 원고에는 라틴계 아프로가 되어서 돌아왔어요. 역시 우리 존잘님. 여튼 제인을 등장시킬 때 부터 221B Baker Street도 언급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 장면 정말 즐거웠답니다.
- 벗은 시신을, 그것도 시반에다가 부패로 부어오르기 시작한 배까지 그리는 것은 보통이 아닌 일이었겠죠. 다시 봐도 기하쌤 사랑합니다. ㅠㅠㅠㅠ
- 인용한 것은 로미오와 줄리엣인데 어째 나란히 땅에 묻히는 (연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리디아의 동생과 약혼자라는게 으음. (먼산)
뭔가 이번 트리비아가 짧은 것은, 시안화칼륨에 대해 너무 신이 나서 본문과 후기에서 다 떠들어버려서 그렇습니다. 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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