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니아의 작은 집

타니아의 작은 집 – 가도쿠라 타니아, 조우리, 홍시

작은 책이다. 누군가의 라이프스타일을 들여다보는 건, 마치 “행복이 가득한 집”같은 잡지를 보는 중년 여성이 되어버린 느낌이 들 때가 있어서 묘하다. 그리고 모친이 독일인인 일본인 여성 타니아의 라이프스타일, 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더욱 묘한 느낌이 드는 것이, 과연 이 책이 만들어지는 데 일본인들의 백인 선망, 유럽인 선망은 얼마나 들어갔을까 싶은 대목들이 한두 군데가 아니어서다. 별 사소한 것에도 “독일인의 지혜”를 강조하는 것을 보면 필시 그러했겠지.

예쁜 사진들을 보며 과연 얼마나 작은 집일까, 그리고 이만큼 적은 갯수의 살림살이로 집안을 굴려나가려면 얼마나 살림 솜씨가 좋아야 할까를 생각했다. 혼자 살 때에도 책에 치였고, 둘이 사는 지금도 책에 치어 다니는 나로서는 이렇게 오밀조밀 예쁘게 해놓고 사는 것은 아무래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일 것 같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계속, 이렇게 “오밀조밀”한 것이 독일 스타일이라고? 하는 생각이 중간중간 들어버리는 것이, 계속 삐딱한 마음으로 읽게 된다.

이 책에서 아주 마음에 든 내용이 하나 있기는 있었다. 거실 벽면을 통채로 책장으로 뒤덮어 쓰는 것은 언젠가 나도 좀 더 넓은, 거실다운 거실이 있는 집으로 이사하게 되면 꼭 하고 싶은 일이다. 저자의 어머니는 거실 벽 전체에 이케아 책장을 놓은 뒤, 그 위에 몰딩을 쳐서 통일감을 줬다고 한다. 아, 이거라면 언젠가 실천할 수 있을 지도 몰라. 일단 부동산 문제를 해결한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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