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 여름에는 이종사촌 다카시의 집으로 놀러가는 나오키와 노리코. 다카시와 나오키는 동갑으로, 그들의 어머니들은 이상하게도 아이들이 열 일곱 살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생일을 전후하여 다카시는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 듯 변하고, 그의 어머니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누군가 인간이 아닌 존재가 지나치는 것을 느끼는 나오키는 다카시를 두고 갈 수가 없고, 죽은 이모의 방에서 이모와 어머니의 친정, 스가타 가의 기록을 찾아낸다.
열 일곱 살이 되면 장남은 어머니를 죽이고 목숨을 끊는다는 기묘한 운명의 반복으로 그들의 외숙은 어머니를 살해하고 본가에 불을 질렀다. 그리고 거의 같은 시기에 임신한 자매는, 이제 스가타 가를 이을 아들이 없으니 자신들의 아이들이 그 저주를 이어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이를 낳았다. 이런 기록을 접한 나오키에게, 내가 네 친엄마라 말하며 스가타 가에 아이를 빼앗겼다 말하는 한 여인이 찾아오고, 그의 손목에는 다카시와, 죽은 외숙과 같은 붉은 손자국이 남는다.
화상을 입고, 그 손자국이 남은 피부가 벗겨진 뒤에야 정신을 차린 나오키는 다카시가 제정신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그에게 같은 상처를 입히고, 과거의 기록을 되짚던 사촌들은 죽은 다카시의 어머니가, 저주를 막기 위해, 적어도 친어머니를 죽이는 일만은 없게 하기 위해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두 아이를 바꿔치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찾아낸 것은, 스가타 가에 아이를 빼앗긴 어머니의 분노였다. 스가타 가의 주인이 밖에서 낳은 아이는 대를 잇기 위해 스가타 가에 빼앗겼지만, 차남이 태어나며 찬밥 신세가 되고 말았다. 14년만에 만난, 초라한 모습의 아들은 그렇게 자신을 멋대로 빼앗아 왔을 뿐인 부모에게 복수하였고, 어머니는 아들을 찾아, 스가타 가에 복수를 하려, 계속 돌아왔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다카시가 품고 있던 어머니의 편지를 보고, 냉혹한 스가타 가에도 어머니는 있었다며 물러난다.
어머니의 사랑이 저주를 푼다는 이야기는 흔한 구도이지만, 이 소설은 맛있다. 공포소설로는 부족했지만 읽는 내내 손에서 책을 놓기 어렵게 흥미진진하고, 군소리가 없이 본론으로 사람을 조여들어왔다.
오노 후유미 하면 십이국기를 먼저 떠올리게 되었지만, 사실 제일 먼저 읽었던 오노 후유미의 소설은 “마성의 아이”였다. 원래 공포, 호러가 특기인 작가라는 게 맞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제목 센스는 없는 것 같다. 이 소설도 원래 제목은 “저주받은 17세”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