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장탄식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창세기전 스토리 쓰신 분은 천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아니, 창세기전 까지 갈 것도 없습니다. 센티멘탈 그래피티는? 동급생은? 피아 캐럿은???
한게임에서 지금 게임 캐릭터, 시나리오, 그리고 게임 공모전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한게임에는 그 공지 없던데….. 네이버에 있으려나. Anyway.
야심차게 시나리오를 써 보겠다고 나선지 1주일. 지금 프롤로그 부분과 설정의 반을 완성해 놓고 게임 스토리 쓰는 일이 상당히 골치아픈 일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있습니다.그러고 보니 1년 전이었네요….. 지오 인터랙티브 사에서 만드는 모바일 연애시뮬 게임의 시나리오 작업을 했던 것이. (참고로 그 게임은 NATE에서 서비스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NATE 홈페이지 들어가서 매니아 게임 쪽을 뒤져 보시면 인물 설정 까지 나오지요. 제목은….? 제목은 제가 지은 것 절대 아닙니다. 크흑….) 생각해 보면 그 때도 3주동안 다 쓰고 1주일동안 퇴고하면서 이틀에 한 번씩 밤 새며 글을 썼던 기억이 분명히 있음에도 말입니다.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만으로 남자 다섯 여자 다섯, 도합 10명의 캐릭터 설정을 하룻저녁동안 하는 엽기적인 짓을 한 것도 그때였죠. 스토리가 처진다, 날라리 캐릭터는 몰라도 일진은 안 된다 등등의, 설정을 만들어 보낼 때 마다 돌아오는 그곳 팀장님의 잔소리를 반찬삼아 글을 쓰던 것도. 다행…. 아니, 감사하게도 예쁜 캐릭터 그림이 나오고 해 보기에도 꽤 즐거운 게임이 되었던 것을 확인하고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었지만, 그때 그렇게 글 써서 원고료 받고는 입금 확인 되자마자(–;;;;;) 쓰러져 잠 부터 잔 기억이 생생한데, 어째서 그냥 생각할 때는 그때 정신 나간 사람처럼 컴퓨터 붙들고 글만 써 대던 것이 상당히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일까요?
그건 그렇고, 어째서 저는 “PLUS+내 기억속의 이름”을 플레이 하면서 “뭐얏! 그림만 이쁘고 왜 이리 재미가 없는거야!!!!!” (임달영님 죄송합니다. 사실은 스토리보다는 10분에 한번씩 다운되는 버그 때문에…..) 하고 엔딩 볼 때 까지 투덜거렸던 것일까요. 센티멘탈 그래피티 같은, 대사 많은 게임은 한 명의 풀 공략본만도 대사까지 모두 옮겨 적으면 한 보따리가 나온다는 사실을 어째서 지금에야 깨달았던 것일까요? 동급생이 단순해 보여도, 사실 여자 캐릭터랑 마주칠 때 마다 대사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재미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왜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일까요? 서풍의 광시곡이 스토리도 좋지만 다양한 아이템이라던가…. 전투도 나름대로 재미있기 때문에 더욱 쓸만한 게임이라는 것을(이건 아이템 이름을 못 짓고 앓는 중이라 하는 말) 어째서 지금에야 알았던 것일까요? 겨우 7명의 히로인이 나오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이렇게 끙끙 앓고 있는 저는 도대체 뭘까요? ^^;;;;;; 물론 숨겨놓은 히로인이 몇몇 있기는 하지만….. 골치아픕니다. ^^
예전에 모바일 연애시뮬의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 그 때에도 저는 골치가 아프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완성이 된 후 마치 게임을 하는 것 처럼, 순서대로 시나리오를 읽을 때 느꼈던 감정은 아마 다시 느끼기 힘든 감정일 것입니다. 그 시나리오가 게임이 되어, 제 휴대폰 단말기로 접속해 보고 제가 제일 정성을 기울여 만들었던 캐릭터와 만나, 그 캐릭터가 제가 썼던 말로 저에게 말을 걸어 오는 것을 보았을 때의 감동도 잊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아마 그런 감정, 컴퓨터를 괴롭히거나 과제로 받은 프로그램을 짜거나 그런 것과는 다른, 어떤 긴~ 글을 완성했을 때의 감정이 계속해서 글을 쓰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으음….. 하여간에, 그런 수고와 노력과 골치아픔을 통하여 만들어지는 히로인을 컴상에서 대면할 수 있다는 것에 새삼 감사를 느끼며….. 에에, 어제 부로 하드디스크도 도착하였고, 서멀 구리스도 얻어 놓았으니 이제 오늘 밤에 새로 조립하고(사실은 업이지만, 중고 부품 구입하거나 얻어온 것이 거의 한 대 분량이 되었습니다. ^^ ) 설치하고 나면 먼저 센티멘탈 그래피티 1부터 다시 깔아 놓을까요.
그런데~~!!정작 그 시나리오 공모전 소식은, 흥하든 망하든 그래도 동생이니까 문창과에 다니는 동생보고 어떻게 좀 해 보라고 얻어온 소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웬수 : “난 바빠서 못 써.”
혜진 : “네가 뭐가 바빠? 집에서 뒹구는 백…. 아니. 하여간.”
웬수 : “삼국지 게임 해야지, 온게임넷 봐야지, 소설 읽어야지, 만화책 봐야지, 설거지 해야지, 만화도 봐야지, 비디오 빌려 봐야지….. 글이라는 건 말이야, 무념무상! 아무 생각 없을 때 술술 나오는 거라구. 너는 안 그래?”
혜진 : “……(그러면 매일 학교가서 있다가 집에 와서도 볼 책 다 보고 그리고 밤 늦게 쓰는 나는 평생 가야 글 한 줄 못 쓰겠구나…. 라는 말을 했다가는 아무래도 심상치 않을 것 같아 입을 다물고 있는 중.)”
하여간. 다 쓰고 나면, 나우누리 만스동에 홀연히 나타났다 스르륵 사라지시는 몇몇 스토리 작가 님들 중에 한분 꼬셔서, 평이라도 들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게임이라는 것, 정말 하기는 쉬워도 쓰기는 어려운 일인 듯 합니다.